“北참관단, 대중 아닌 스키장 둘러보려는 관계자” 의도는?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하기로 합의해 놓고 공식 매체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참관단’의 실체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이들은 경기를 관람하는 대중이 아닌 체육관계자 중심의 참관단이라고 10일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북측 체육 관계자들이 ‘우리 측 스키장을 비롯해 각종 경기장과 체육 시설을 직접 와서 보고 싶다’는 언급을 했다는 것. 사실상 북측이 우리 측의 선진화된 동계 스포츠 시설을 직접 와서 보고 싶다고 시인함 셈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알파인 스키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볼 때 이는 스키장에 대한 김정은의 유별난 관심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10대였던 1996년부터 스위스 베른에서 6년간 유학하며 스키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 리프트를 타고 있는 김정은. /사진=연합

이와 관련 북한은 최근 자강도 강계시 자북산에 강계스키장을 개장했고, 김정은의 대표적인 치적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집권 다음해인 2013년 12월 개장했다. 이밖에도 북한에는 양강도 삼지연군에 위치한 북포태, 베개봉, 삼지연 스키장 등이 있다.

또한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복안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014년 12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공동 개최 방안을 제안하면서 마식령 스키장을 주요 경기 시설로 거론한 바 있다. 아울러 김정은도 2016년 12월 마식령에서 열린 스키 대회 관람 후 국제 스키 대회에 대한 욕심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실정으로 볼 때 너무 앞서 나간 계획이라는 분석이 많다. 스키장 등 동계스포츠 시설은 소수 특권층을 위한 시설일 뿐, 일반 주민들이 보편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스키장은 슬로프(주로), 리프트, 장비 대여소 등 일반적인 스키장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김정은 집권 이전에 북한 스키장은 군인들이나 전문 선수들의 훈련용으로 주로 사용됐다. 간혹 학생들이나 간부들이 단체로 방문해 스키 체험을 하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스키장을 이용하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다. 

마식령 스키장 이용료는 한화로 하루 10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북한 일반 노동자 월급이 평균 3500원이라고 볼 때 매우 비싼 수준이다. 또 북한에서 스키복은 북한 주민들의 몇 달치 봉급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 실제로 대부분의 주민들은 스키장 이용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 대회가 열렸을 때 김정은은 ‘스키 운동을 대중화하라’고  지시하면서 북한은 스키장 이용에 열을 올린 바 있다. 실제로 북한 조선중앙TV에 평양 시민들이 셔틀버스와 택시를 이용해 마식령 스키장을 이용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도 북한에서 스키장은 군인이나 선수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소수의 특권층이나 외국인이 이용객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마식령 스키장 이용객들. /사진=연합

이와 관련 지난 2017년 미국 NBC 방송은 마식령 스키장을 취재하면서 북한 주민 수천 명이 스키장으로 가는 산길에서 제설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눈을 치우는 모습을 보도해 스키복과 장비를 갖추고 호화롭게 스키를 타는 일부 특권층과 대조적으로 비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