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직 조직비서, 목욕탕 갔다가 봉변 당한 사연

북한의 지방 당(黨) 고위 간부들의 권력을 이용한 횡포가 극심해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군당 간부들 속에서 직권을 이용한 주민들에 대한 관료주의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면서 “지난달 초 무산군 당 조직비서는 자기 딸에게 욕한 과외 담임교사를 해고해 내쫒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소(초등)학생들의 과외교육을 맡은 군(郡) 소년회관 손풍금(아코디언) 여교사가 조직비서 딸에게 ‘왜 제대로 못 해, 얼뜨기 같이…’라는 한마디 때문에 교사직에서 해고됐다”며 “일반 교사가 조직비서 딸보고 ‘얼뜨기’라 말한 것이 화가 됐지만 그 한마디에 직업을 잃어 해당 교사는 먹고 살기 막막해졌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함북도당에서 새로 부임한 군당 책임비서는 자기 집 근처에서 있는 기계 방앗간에서 소음이 난다며 당장 옮길 것을 지시했다”면서 “이 때문에 군내 대다수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방앗간을 잃게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은 방앗간을 이용해 강냉이를 국수로 만들어 먹거나 잡곡밥도 도정해  밥을 지어 먹는다. 방앗간이 사라지게 되자 하루세끼 강냉이 국수로 연명해오던 빈곤층들은 물론 시장에서 강냉이 국수장사로 생활해오던 상인들까지 타격을 받게 됐다고 소식통이 말했다.

소식통은 “당 일꾼들의 과도한 세도에 불만을 가진 군내 주민들은 당 간부라고 하면 환멸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정년 퇴직한 전직 당 간부들이 주민들로부터 구사리(왕따)나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얼마 전 ‘은덕원’(목욕, 이발, 미용 종합시설)에 목욕하러 갔던 전직 군당 조직비서가 봉사직원에게 독탕을 요구했다가 봉변을 당했다”면서 “주변에서 지켜보던 주민들이 몰려와 ‘너 아직도 조직비서인줄 아냐, 간부 질 할 땐 좋았지? 너는 인제부터 대중탕에서 목욕하라’고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당 일꾼은 어머니다운 심정으로 인민을 돌보라 했지 세도부리라고 했냐’며 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한다”면서 “당 간부들로부터 피해 경험이 있는 주민들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고 했는데 어디 두고 보자 영원히 간부 할 줄 아냐’며 벼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