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에선 외국어학습 ‘열풍’

“최근 조선(북한)에서 중학교(중.고교 과정) 시절 외국어를 완전 습득하는 것이 추세다.”

1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은 북한의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대학 진학을 위한 외국어 학습 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평양시 외국어학원은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원으로 올해 정원의 2배에 달하는 지망생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 1.5대1 보다 높아진 수치로, 2003년 200명에서 400명으로 늘어난 정원을 수용하기 위해 35개 교실을 갖춘 4층짜리 신축 학원을 짓고 있을 정도다.

평양시 외국어학원은 소학교(초등학교)에서 외국어에 소질이 있는 학생을 선발해 3년을 가르치고, 다시 선발된 우수 학생을 평양외국어대학 부속학원 4학년에 편입시키고 있다.

학원 관계자들은 지난 2000년 당국에서 ’과학기술 중시정책’을 펴면서 학생 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전공대학으로 진학해 “외국어를 활용해 선진 과학기술을 습득하려는” 소학교 졸업생들이 일찌감치 외국어학원에 지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춘희(53) 평양시외국어학원 영어분과장은 “중학교 시기에 한 개 정도의 외국어는 알아야 한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라며 “중학교 시기 외국어 교육을 받게 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과학기술을 전공할 수 있는 대학으로 진학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시 외국어학원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맞춰 강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학원은 특히 북한에서 최고의 영어교육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데 지난 7월 전국 학과경연 외국어 부문에서도 1등을 휩쓸었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외국어학원에서 회화 위주의 수재 교육용 영어교과서를 도입했지만 평양시 외국어학원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림항원(58) 부원장은 “외국어 교육은 교과서만 가지고 해결될 수 없다”면서 “이곳 학원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 등 유명 대학을 졸업한 젊고 실력이 있는 교원을 배치해왔다”고 소개했다.

학원은 또 교원을 영국 등 외국에 교수 실습으로 파견, 선진 강의법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조선신보는 “지금도 이곳 학원의 원장 일행이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되는 외국어 교육강습에 한 달 일정으로 참가했다”며 “학원에서는 주조(주북) 영국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영어 초빙강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