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0년대 이후 ‘기아지수’ 세계 2위”

북한이 1990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기아지수가 크게 악화된 세계 10대국 중 콩고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인 연구기관인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가 세계 12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 세계기아지수’에 따르면 “지난 18년간 기아지수가 크게 악화된 세계 10대국에서 북한을 제외한 9개국은 스와질란드, 짐바브웨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라고 RFA가 13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올해 기아지수에서도 18.8점을 기록해 ‘심각한(serious)’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최하위를 기록하지는 않았다”며 “최하위군은 콩고, 에리트레아, 부룬디, 니제르, 시에라리온 등 내전이나 분쟁을 기록한 아프리카 최빈국들이 차지했다”고 전했다.

‘세계기아지수(GHI)’는 총 인구대비 영양부족률, 5살 미만 아동 저체중률, 사망률을 종합한 수치로, 기아지수가 10 이상이면 ‘심각한(serious)’수준, 20 이상이면 ‘불안한 수준(alarming)’, 30 이상이면 ‘극히 불안한 수준(extremely alarming)’으로 평가된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IFPRI의 클라우스 그렙머 박사는 북한이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심각한 수준의 기아지수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북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인데다 식량생산의 감소가 계속된 결과”라며 “이로 인해 영양실조율이 높아지고 아동들의 저체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8년 세계기아지수 보고서를 작성할 당시 정확한 통계자료가 부족해 올해 가파르게 올랐던 국제곡물가격과 그 파급 영향은 고려하지 못했다”며 “북한을 포함해 기아수준이 심각한 국가의 주민들은 올해 더욱 심한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IFPRI는 세계 기아를 퇴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북한에서 농업개발을 지원하는 아일랜드의 비정부기구 ‘컨선(Concern)’, 독일의 비정부기구 ‘저먼 애그로 액션(German Agro Action)’ 등과 함께 지난 2006년부터 해마다 ‘세계 기아지수’를 발표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