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은 4.19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4.19 혁명이 일어난 지 46년이 흘렀다.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4.19를 기념한다.

북한주민들에게 4.19는 ‘4.19 봉기’ 또는 ‘4.19 인민항쟁’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당국이 4.19를 ‘반미, 반정부 인민항쟁’으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4월 19일이 되면 영화 ‘성장의 길에서’가 상영된다. 3부작으로 된 이 영화는 한 남한 대학생이 4.19봉기에 참가해 투쟁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의 주제가 ‘조국과 더불어 영생하리라’는 각종 통일관련 행사에서 불린다.

북한선전매체들은 4.19와 5.18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남한주민들의 투쟁을 비중 있게 다룬다. 김종태, 최영도 등 통일혁명당 관계자들에 대한 추모모임도 진행하고 ‘남조선 혁명가들의 넋’을 기리기도 한다.

북한은 4.19의 의의에 대해 남한에서 최초로 승리한 반미, 반정부 투쟁이며, 남한이 ‘반미 무풍지대’에서 ‘반미 열풍지대’로 도약하는 시대를 열었다고 선전한다.

또 ‘4.19 혁명’이 실패한 원인을 미제의 사촉을 받은 박정희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기 때문이며, 또한 남한에 민주정권을 이끌어갈 주체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선전은 북한 주민들에게 반미감정을 심어주고, 이른바 ‘통일 주체역량’으로 준비시키기 위해서다.

각종 운동, 반미투쟁으로 포장

북한은 남한에서 4.19와 같은 사회 혼란과 내부분쟁이 일어나는가를 늘 예의 주시해왔다. 대남전략을 위해 항상 두 가지 측면을 중시하는데, 하나는 북한에 주체역량을 꾸리는 것이고, 하나는 남한에 ‘민주주의 역량'(친북 역량)을 꾸리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전략의 기본은 남한 주민들이 반미, 반정부 투쟁에 나설 때 북한이 지원해서 정권을 잡는 것이다. 즉 4.19와 같은 대중투쟁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북한은 고등중학교 교과서와 혁명박물관에 ‘4.19 봉기’와 관련한 사진자료 등을 게재하고, 반미 반정부투쟁을 소개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에서 벌어지는 각종 노동쟁의까지도 반미투쟁으로 포장해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주민은 4.19를 반미투쟁으로 알고 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