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터넷 사정을 뜯어보니…

북한 평양컴퓨터기술대학에서 정보기술(IT)의 전문교육을 받는 학생들<사진:연합>

북한의 정보화 시설 및 교육이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이 최근 실시한 ‘2005 북한이탈주민 정보화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인터넷 경험 탈북자 1.9%이고 컴퓨터를 사용해본 탈북자 역시 7.7%에 그쳤다.

또한 정보화 관련 교육을 받아본 탈북자도 이론 8.1%, 실기 4.0%로 낮은 수준이었다.

北 인터넷 철저 감시, 일반인 접근 불가능

북한에서 인터넷을 해본 사람은 거의 없다. 북한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주력해온 것은 사실. 그러나 체제 선전 및 국가 통제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관료 출신 탈북자는 “인터넷을 하려면 컴퓨터가 있어야 하는데, 우선 컴퓨터가 귀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인터넷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설사 컴퓨터를 사용할 기회가 있어도 외부세계와의 연결을 정부에서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는 또 “북한에도 인터넷 싸이트가 있지만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체제 선전용, 일반적인 상식관련 내용만 있고 외부 싸이트를 절대 접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싸이트로는 ‘창간’ ‘횃불’ ‘광명’ 등이 있고 일반인 접근이 차단되어 있다. 광명에 ‘디렉터리 100’이라는 메뉴에는 국제적인 뉴스와 자료, 세계 명작이나 출판물 등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컴퓨터 보급 저조, 일반인 구경도 힘들어

컴퓨터 관련 회사를 다니고 있는 탈북자 김영철(가명 35세)씨는 “북한에서 컴퓨터를 사용해보기는 커녕 보지도 못했다”며 고위 간부가 아니면 컴퓨터 구경도 못하는 북한의 컴퓨터 보급 실태를 설명했다.

▲금성학원 컴퓨터 학습(위),청진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북한 청소년, 한달에 북한 화폐 2만원(일반 노동자 월급 2,500~3,000원)을 주고 컴퓨터 강습이 이뤄진다(아래)

북한에서 컴퓨터 개발은 1960년대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시작됐다. 그후 디지털 컴퓨터 ‘전진-5500’ ‘용남산 1호’ ‘봉화 4-1‘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87년에는 IC회로 공장을 설립했고, 88년 16비트 제작, 93년 ‘평양컴퓨터조립공장’을 설립해 2003년 펜티엄 4 컴퓨터 생산에 성공했다.

현재 북한은 ‘아침-팬더컴퓨터합영회사’(중국과 합작해 설립한 공장)에서 연간 5000대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생산되는 컴퓨터는 정부기관 및 일부 특권층 자녀들이 다니는 전문 교육기관에 보급되고 일반인들에게는 보급되지 않는다.

북한 보위부 출신 한철만씨는 “고위급에만 컴퓨터가 보급된다”며 “보위부, 미림 군관학교, 평양기술대학교, 통일전선부 간부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정보문화진흥원(KADO) 박문우 교육사업팀 과장은 “북한에도 PC방이 있고 우리나라 기업, 중국, 북한 등이 만든 3가지의 종류의 PC방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PC방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을 하는 것처럼 웹서핑을 할 수 있으나 정보화 관련업 종사자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수준급

북한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진다. 컴퓨터를 생산할 수 있는 사회 간접자본이 부족해 하드웨어 개발은 미흡하지만 사람의 창조적 작업으로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은 발전한 것.

현재 북한에서는 전국 프로그램 경연대회를 실시하고 UN을 통한 국제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남북 경협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은 80년대부터 인력 양성과 연구기관을 설립해 박차를 가했으며 김정일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워드 프로그램, 번역, 인식, 게임 소프트웨어, CAD, 디지털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하고 있다.

2003년 현재 ‘창덕 7.5’(조선글 편집), ‘만경봉’(조-일 번역기), ‘용남산6.1’(문자인식), ‘산악3.0’(3차원 건축설계), ‘조선장기3판’(장기게임), ‘은바둑’(바둑게임)등 외 다수의 소프트웨어가 개발됐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